본문 바로가기
사회학

문헌 연구

by 경제 독립군 2023. 5. 10.
반응형

  여러분이 하려는 연구의 주제, 방법, 자료에 대한 기본적 틀이 어느 정도 세워졌다면, 또 다른 시작 단계의 과제는 문헌 연구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헌 연구는 앞서 설명한 연구의 세 가지 특징과 관련하여 도움을 주었던 선행연구 모음집을 개발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선행연구 모음집에 포함된 논문 중 일부와 초기에 선행연구 모음집에서 제외되었던 논문들은 새로 시작하는 문헌 연구와 관련될 수 있다.

문헌 연구를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문헌 연구는 대부분의 실증적 연구에서 전통적으로 해 왔던 단계지만, 질적 연구에 대한 초기 견해는 현장 자료를 어느 정도 수집하기 전에 공식적인 문헌 연구를 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반대는 질적 연구가 고유한 시간, 장소, 특정한 역사적 순간을 포함하는 여러 사건의 ‘의미’를 포착하려는 시도라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질적 연구에는 사건이 갖는 가장 바람직한 의미가 연구자의 관점으로부터가 아니라, 고유한 시간과 장소의 일부로 존재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온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선행연구에 대한 검토가 새로운 연구에 정보를 제공해 줄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여과를 이야기하거나 특정 관점을 도입하여 새로운 연구를 방해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 무법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자 할 때, 대부분의 선행연구가 주류 문화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무법자’라는 용어 자체도 연구 참여자 스스로 주류 문화의 관점이자 지나치게 구시대적 관점으로 바라본 데서 비롯된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질적 연구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숙련된 연구자들 역시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가지고 있었던 관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의 관점은 점차 없어지게 된다. 질적 연구는 지난 수십 년간 그 수가 엄청나게 증가했고(예 : 이 글에서 제시된 선행연구 모음집에 인용된 학술지의 출판 권수가 아직 낮은 번호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 학술지 대부분이 신생 학술지 임을 주목하라), 논문과 문헌들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신참 연구자들이 새로운 주제, 자료 수집 방법, 자료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련된 구체적인 연구의 흐름(그리고 유사한 상황에서 발견돼 ‘의미’)을 판별하는 자신의 인식을 보여 줄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연구가 매우 독창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려면, 우수한 문헌 연구를 통해 연구자가 이전 문헌을 숙지했다는 것과 선행연구의 빈틈에 대한 주장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일정 정도의 문헌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여전히 문헌 연구를 거부하고 싶은 연구자도 있겠으나, 최근에는 연구 방법에 대한 문헌에서도 처음에는 문헌 연구를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가 나중에 이러한 경험을 출판물 형태로 보고한 연구자들의 예가 나온다. 그들의 연구 경험에 대한 회고록을 읽어 보면, 그들이 신참 연구자였을 때 가졌던 방법론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 방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문헌 연구를 수행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 연구자들이 가진 전문성을 살펴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새로운 질적 연구를 시작하는 이 시대의 연구자는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문헌 연구를 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 연구 프로토콜을 제출해야 하는 의무로 인해 문헌 연구의 필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위원회에는 질적 연구 이외의 연구 방법에 대한 조예가 깊은 심사위원이 최소한 한 명 이상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 위원이 초기 제출서류에서 일정 정도의 문헌 연구가 포함되어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연구 시작 시 문헌 연구의 역할

  이 단계에 필요한 문헌 연구는 종합적 문헌연구가 아니라 선택적 문헌 연구다. 선택적 문헌 연구의 주목적은 연구의 주제, 방법, 자료에 대한 사전 고려를 좀 더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목표는 연구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견해를 취하고, 연구 주제에 대해 알려진 바를 모두 기록하는 것(이런 것이 종합적 문헌 연구의 내용이다)이라기보다는 예상 연구 주제, 방법, 자료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구체적인 일련의 선행연구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검토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선택적 문헌 연구에서 목표로 삼고 검토해야 하는 연구는 일단 하려는 연구와 가장 비슷해 보이는 것들이다. 아마 여러분은 유사한 주제에 초점을 두거나 유사한 자료 수집 방법을 사용한 다른 연구도 찾게 될 것이다. 만약 학교나 지역 사회를 주요 자료로 선택했다면, 유사하거나 동일한 자료를 이용한 연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연구를 찾았다고 해서 원래 생각했던 연구 주제를 바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들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선행연구와는 중요한 차별성이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연구 주제에 빚어낼 수 있는지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선생 연구에서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연구 결론에서 지적했을 수도 있다) 후속 연구에서 먼저 다루어야 할 주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연구는 그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선행연구의 방법론과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보았더니, 연구의 주요 결론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중요한 결과나 해석이 과장되어 있음을 발견했을 경우다. 여러분은 선행연구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를 계획하여 주요 결과나 해석을 재검사할 수 있다.

 

  특정 연구에 대해 이와 같은 대조 작업을 할 때의 목표는, 자신의 연구가 각각의 선행연구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된 여러 선행 연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연구를 놓아 봄으로써 연구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연구 범위는 자료 수집 방법과 자료 면에서 차별성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내용 면에서(즉, 연구 주제 면에서) 규정되어야 한다(예 : ‘선행연구에 대한 새 연구의 기여’ 참고).

 

  아무리 노력해도 여러분의 연구가 선행연구를 통해 이루어 온기여 뛰어넘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을 만큼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이 경우 처음 정한 연구 주제, 자료 수집 방법, 자료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제 종합적 문헌 연구에 대해 살펴보자. 종합적 문헌 연구는 특정 주제에 대해 알려진 것을 모두 종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논쟁의 여지가 있거나 상반되는 관점이라든지, 그 주제에 대한 지식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등을 강조한다. 거의 모든 사회과학 분야와 주제 영역에서 종합적 문헌 연구만을 다루는 주요 학술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러한 형태의 문헌 연구만이 갖는 정당한 역할이 있음을 알게 해 준다.

 

  그러나 새 연구를 구상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문헌 연구를 이용하는 것이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니다. 종합적 문헌 연구에서는 선행연구가 끝도 없이 많아 보이며, 한 연구 주제가 급한 소용돌이처럼 따련 연구 주제로 연결되어 연구할 만한 거의 모든 것이 이미 다 연구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따라서 종합적 문헌 연구는 특정 연구를 규정할 때보다는 일생에 걸쳐 연구할 만한 광범위한 관심사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초보 연구자들이 종합적 문헌 연구에 착수하여 새로운 연구에 대한 구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문헌 연구를 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요약 : 다양한 유형의 문헌 연구

  이 시점에서 무선 연구의 역할을 잠시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세 가지 방법이 논의되었다. 첫 번째는 새 연구의 주제, 방법, 자료를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이전에 완료된 질적 연구의 선행연구 모음집을 만들기 위해 초기 문헌조사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선택적 문헌 연구로, 무엇을 연구할지 잠정적으로 결정한 후에 하게 되는 작업이다. 선택적 문헌 연구는 유사한 분야를 다루는 것으로 보이는 다른 연구를 목표로 하며, 여러분의 연구 범위를 규정해 줄 뿐 아니라 연구를 좀 더 섬세한 방식으로 규정하게 해 준다. 세 번째는 종합적 문헌 연구로, 주어진 주제에 대해 알려진 바를 요약하고 정리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되지만, 특정 연구를 새로 시작할 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