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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질적연구의 세부사항

by 경제 독립군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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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적인 시작 단계의 활동을 통해 연구 주제, 연구 방법, 자료를 예비적 방식으로나마 결정했을 것이다. 이미 제안한 바와 같이 이 시작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면, 다른 유사한 연구와 관련하여서 하게 될 연구의 범위까지도 정했을 것이다. 이처럼 다소 폭넓게 개요를 정하는 것은 그 이후에 세부 사항을 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여러분은 이러한 광범위한 개요가 어떻게 연구 활동으로 전환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질적 연구는 또 다른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의 세부 사항을 다 정하지는 않았더라도 적절한 준비만 되어 있다면 초기 현장 작업을 시작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연구 문제를 정의하는 하나의 단계를 마칠 때까지 현장 작업을 보류하고 싶을 수도 있다. 질적 연구의 다른 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회들은 반복적이고 순환적이다. 즉, 한 단계를 어느 정도 마쳐 놓고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 그 단계에서 했던 작업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절차를 한 번 이상 반복할 수도 있다.

 

  현장 작업이나 연구 문제 중 어느 것으로 시작하든 적절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유의할 사항은 연구에 대한 IRB의 승인을 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장애물의 처리에 대한 것인데, 이는 제2장에서 이미 다루었다. 그러면 이 두 가지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초기 현장 작업 시작하기

  질적 연구는 실제 삶의 조건을 포착하고, 그 조건의 일부인 사람들이 가진 관점에서 알아보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현장 작업 우선이라는 말의 이치와 맞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따르면, 질적 연구자는 실제 삶의 조건과 타인의 관점이 연구 문제와 설계를 규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자들은 연구를 시작하는 절차에서 좀 더 일찍 현장 작업을 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

 

  동시에 ‘현장 작업 우선’은 현장 작업을 통해 배우려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장 작업에서 기댈 수 있는 배움은 최소한 다음 세 가지의 형태를 띤다.

 

  첫째, 내용에 대한 배움이다(예 : 선택한 관심 주제를 좀 더 상세하게 설정해야 할지 또는 수정해야 할지). 둘째, 방법에 대한 배움이다(예 :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예상한 만큼 접근 가능할 뿐 아니라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셋째, 현장 작업은 연구와 관련된 관점을 알게 해 준다(예 :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활동이나 실제 삶의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중 어느 형태든 현장 작업을 통해 배울 것으로 기대되는 바를 미리 글로 써 보는 것은 현장 작업의 초기 경험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장 작업 우선’의 경우에도 여전히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매우 숙련된 연구자가 아닌 한, ‘현장 작업 우선’을 경솔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 연구자의 현장 출현과 질문,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연구자와 연구 의도를 미리 접하는 것 등은 지울 수 없는 첫인상을 남긴다. 실제 삶의 상황에서(직접 사건을 관찰하든, 그 사건에 대해 누군가를 면담하든),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는 척하며 그 상황에 머물기는 힘들다. 어떤 사람들은 여러분을 쉽게 받아들여 주고, 여러분이 초기 연구 계획을 세부화하거나 수정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현장의 관점을 원한다는 사실을 좋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분이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여서 그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고 느낀다면 그들의 참을성은 줄어들 것이고 심지어는 더 이상 협력하기를 거부할 것이다.

연구 문제의 설정부터 시작하기

  질적 연구를 하지 않더라도 다른 형태의 연구를 하는 여러분의 동료들은 연구 문제부터 시작하는 것에 더 익숙할 것이다. 연구 문제는 연구하고자 하는 바를 반영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선행연구에 비해 매력적인 형태로 설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연구 문제 우선이라는 선택은 중요하다. 질적 연구 외의 연구 방법에서 통용되는 공통된 믿음은, 훌륭한 연구는 좋은 연구 문제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현장 작업 우선’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결국은 연구 문제를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연구 문제는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재검토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임으로, 처음 설정한 연구 문제가 최종 연구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좋은 연구 문제를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다. 선행연구 모음집을 만들기 위한 초기 문헌 조사에는 다른 연구의 연구 문제들에 대한 많은 예시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다른 연구의 질문, 동료에게 연구의 목적을 설명할 때 제기된 질문, 연구자 스스로가 찾아낸 기타 출처에서 나온 질문 들을 가지고 연구 문제 초안을 개발할 수 있다.

 

  연구 문제를 만들기 위한 자료로 선행연구 모음집을 검토해보면, 연구자가 연구 주제로 주로 제시하는 별도의 부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대신 ‘이 연구의 목적은 ……’이라든지 ‘이 연구는 ……하기 위한 것이다’와 같은 문구를 찾기 위해 논문을 자세히 읽어야 한다. 연구 문제가 명확하게 열거되어 있지 않을 경우, 연구 문제는 주로 이러한 문구에 포함되어 있다.

 

  일련의 연구 문제를 문자 그대로 찾는 대신,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과 같은 부분을 찾아보도록 하라. 다음과 같은 예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연구는 베트남 이민자인 고등학생이 미국의 학교생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성적 정체성 형성의 과정을 어떻게 헤쳐 왔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 연구는 문화적, 성적 정체성의 범주가 최근에 이민해 온 학생들의 학업적, 사회적 경험에 연결되는 방식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 이 연구는 학교들의 기술적 수준, 관리 수준, 제도적 수준의 차이를 검토함으로써 성취가 높은 학교와 낮은 학교 간의 차이를 설명하려는 시도다.

- 이 연구의 목적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두 개의 큰 도심 교육구에서 학교를 졸업한 성공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학생의 인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 학생들이 이전의 고등학교 경험과 대학 진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생각과 심층적 경험, 의미 부여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다음 예들처럼 실제 연구 문제의 형태로 해당 요소가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 1세대의 도시 대학생이 자신의 대학 진학을 위한 중등학교에서의 준비에 대해 가진 인식과 태도는 무엇인가? 중등학교가 제공했던 대학 진학 준비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 이 대학은 어떻게 인종차별적 입학 사정 방침의 선구자이자 피고가 되었는가? 이 대학의 지도자들은 인종차별적 방침에 관한 대학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해 법적 도전에 어떻게 반응했는가?

 

  연구의 목적, 필요성, 연구 문제 등이 어떤 형태로 서술되었는지와 관계없이 나열된 초기 연구주제보다 이 예시들이 얼마나 내용상으로 깊어졌는지에 주목하라. 주장이나 질문들은 이 연구를 통해 수집할 자료의 종류를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초기 연구 주제에서는 없었던 일이다.

  이 예시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선행연구 모음집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또 다른 관계를 발견하게 된다. 즉, 연구의 서론은 그 연구가 전체 문헌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을 강조하면서 연구의 목적이나 연구 문제를 선행연구의 흐름 안에 놓이게 하는 문헌 연구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좋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는 것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 활동을 규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 문제의 초안을 완성했다면 이제 여러분은 연구 설계를 좀 더 심층적으로 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새로운 연구와 관련된 지식과 인식의 배경 검토하기

  그러나 중요한 준비가 하나 더 있다. 연구 주제, 방법, 자료와 연구 문제를 어느 정도 상세하게 정했다면, 자신의 배경과 관련하여 이 모든 것들을 평가해 보아야 한다.

 

  질적 연구는 결국 여러분을 주요 연구 도구로 삼는다.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 도구로 역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신의 지식과 관점에 대한 자기 검열이 필요하다. 연구 설계자 자료 수집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정 사전지식이나 선입견을 찾아내야 한다.

 

  연구자의 관심에 따라 연구 주제를 선택한 결과로, 일부 배경 변인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 주제에 대해 공감이나 적대감 또는 지나치게 고지식한 견해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연구의 조사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따라서 연구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연구에 완벽하게 중립이거나 객관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의 시작 단계에서는 ‘연구 렌즈’라는 용어로 소개될 그것으로 판별하고 기록하려는 초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인식과 지속적인 자기성찰을 문서화하는 것은 연구를 수행하는 내내 계속되어야 한다. 최종보고서에는 연구 렌즈와 그것이 연구 전체와 연구 결과에 미쳤을 만한 영향을 설명하는 부분이 포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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