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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질적 연구 설계 때의 다양한 선택 - 시기

by 경제 독립군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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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연구는 명백히 드러나든 그렇지 않든 설계를 가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자신이 하는 연구의 타당도를 높이고,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주제를 잘 다루기 위해 효과적인 설계를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질적 연구도 설계를 가지고 있지만, 설계의 유형이나 범주가 고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질적 연구를 설계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여덟 가지 절차들을 설명하였다.

 

  질적 연구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설계에 대한 작업을 미리 많이 해 놓는 것에 대한 잠재적 저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저항은 연구하려는 실제 세계의 현실에 외적인 준거나 점주 또는 고정된 규제를 가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장에서는 여덟 가지 절차를 ‘선택’의 과정으로 논의하였는데, 연구자들은 자신의 특정 연구에 가장 잘 맞는 설계 절차를 자유롭게 선택하되, 어떤 것도 의무적으로 선택할 필요는 없다. 당연히, 첫 번째 선택은 연구 설계의 연구 시작 시기에 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다.

 

  여러분 자신이 하려는 연구 설계를 주의 깊게 고려함으로써 연구에 대한 견고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물론, 설계를 신중히 했다고 해서 많은 엄격한 연구 절차가 저절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설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는 것은, 각 절차에 대해 자세히 고민해 보기로 결정했음을 뜻한다. 설계 이후에 어떤 구체적인 절차를 따르게 되는가에 관계없이, 설계에 대해 깊이 생각할수록 건실한 연구를 하게 될 가능성은 커진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연구 초기에 설정한 연구 문제나 연구 주제를 제대로 다룰 것이다.

연구 설계에 대한 간단한 정의

  연구 설계는 논리적 청사진이다. 설계는 ‘논리적인’ 계획이지, 다른 이들이 종종 언급하는 ‘세부적인 진행’ 계획이 아니다(세부적인 진행 계획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이것은 연구 작업의 일정 조정과 코디네이션과 같은 연구 운영과 관리에 대한 것이다).

 

  연구 설계라는 이 논리는 연구 문제, 수집될 자료, 자료 분석 방법을 연결해 연구 결과가 처음 의도했던 연구 문제를 다룰 수 있게 한다. 이 논리는 또한 연구의 정확성을 포함한 연구의 타당도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 연구 중 하나는 주거단지 범죄예방의 특징에 대한 연구 문제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자료 수집은 전체적인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간과한 채 공식적으로 조성된 주거단지만을 다루었다. 이에 따라 연구 결과가 공식적 주거단지의 범죄 예방에 국한되는 상황이 야기되었고, 결국 연구 문제를 수정하거나(연구 문제의 수정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허용회지 않을 수 있는 대책이지만), 주거단지 범죄 예방의 전체 현상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결과로 제시할 처지에 놓였다.

 

  모든 연구는 계획했든 아니든 간에 당연히 내재적 청사진 또는 설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연구 초기부터 설계를 완성해야 할 필요는 없다. 질적 연구에서 설계를 어느 정도까지 미리 완성해야 할지는 선택의 문제이다. 또한 연구를 진행해 나가면서 설계의 여러 부분에 차별화된 관심을 기울이거나 심지어 일부분은 무시할 수도 있다. 연구를 진행하는 중에 설계가 바뀔 수도 있다. 설계를 미리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포함하여 주요 설계 조건을 다루는 것이 이 장의 주제이다.

설계 유형

  질적 연구는 실험실에서 행해지는 양적 연구와 달리 일련의 고정된 설계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이 장의 제목에 포함된 ‘선택’ 접근은 정당해 보인다. 다시 말해서, 명확히 정해진 청사진의 틀이 없으므로 모든 질적 연구는 설계 면에서 서로 다를 수 있으며, 이렇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므로 자신의 연구에 가장 잘 맞게 설계를 재단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이미 끝난 연구를 되돌아보며 그 연구가 특정 유형의 설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지 마라. 설계의 일부 특징을 계획했을 수는 있으나 다른 특징들은 연구 과정 중에 생겨났을 것이다. 여러분이 모든 측면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설계가 탄탄할 수도 있다. 반대로, 연구 설계가 원안대로 되지 않거나, 결정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제 각 선택에 대해 살펴보자.

설계를 연구 초기에 시작할지 결정하기

  모든 질적 연구가 시작 단계부터 연구 설계를 갖추지는 않는다. 연구 설계를 초기에 하지 않는 연구의 경우, 설계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계획의 역할을 할 수 없고, 연구의 회고적 특성으로 존재할 뿐이다.

 

  질적 연구자들은 자료 수집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 설계를 완성하는 것의 가치에 대해 의견의 일치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의견의 차이는 연구의 방향을 미리 정하는 것과 초기 현장 경험 및 초기 자료 수집이 연구의 방향을 결정하게 하는 것이 야기하는 긴장에 집중된다.

  나는 연구 설계와 관련하여 특정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 따라서 연구 설계를 미리 시작할지의 여부와 초기에는 설계의 일부 측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나머지 측면은 보류해 둘지의 여부는 이 장에 제시된 여러 선택 중 첫 번째로 하게 되는 선택이다. 질적 연구 경험, 따르고자 하는 기준, 연구를 하는 곳에서 임 통용되고 있는 기준, 이 모든 것이 연구 설계를 어디까지 미리 정해 둘지에 대한 결정을 좌우할 것이다.

 

  초기부터 설계를 고려하든 아니든, 설계 과정은 반복적인 정차임을 기억하라. 이는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설계의 일부가 정해지기도 하고, 설계의 특정 측면이 여러 번 재검토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질적 연구 설계에 대해 아마도 가장 많은 저술을 해 왔다고 할 수 있는 조셉 멕스웰은 이 과정을 ‘상호적’ 접근이라고 특징지었다. 즉 질적 연구의 목적, 연구 문제, 개념적 맥락, 방법, 타당도에 대한 고려와 같은 모든 것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실행하는 과정 내내 이와 같은 반복적이고 임의적인 선택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연구자의 연구 충실성이라는 쟁점으로 우리 관점을 집중시킨다. 질적 연구에서 여러 번의 중간 단계 수정이 허용되고 어떤 면에서는 장려되기까지 하므로, 다른 연구와 달리 연구자들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많다. 이런 영향은 고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만약 고의였다면, 연구자는 수요 가능한 연구 윤리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고의가 아니었다면(그리고 고의는 아니지만 영향이 연구에 계속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연구자는 그 영향력이 발생한 방식과 그것이 연구 결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다루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는 너무나 중요해서 연구자 스스로 기록해 나가는 노트(개인 일지 포함)와 관련하여 이 책 전체에 걸쳐 논의되었다. 연구자는 이 노트를 이용하여 반성성 이슈, 연구 도구로서의 연구자, 연구자의 렌즈(이것들 역시 이 책 전체에 걸쳐 논의되고 있음)를 다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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