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 연구에 필요한 능력2 – 주제에 대한 지식 갖추기, 자료 관리하기, 인내하기

연구 주제에 대한 지식 갖추기

  자신의 연구 주주에 대한 지식을 질적 연구자에게 기대되는 능력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많은 사람은, 질적 연구의 경우 주제에 대한 지식이 그 연구의 현장 과정과 연구 참여자에 대한 감각이 있으면 저절로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사람들은 선택된 연구 주제가 이전 연구 주제일 수도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연구 주제를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계획하고 있는 현장 환경과 연구 참여자에 대한 조사뿐 아니라 자신의 연구 주제에 대한 선행 연구의 결과를 조사해야 한다. 

 

  충분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른 연구를 검색해서 공부하고 그 방법론까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여러분의 목표는 무모한 반복이나 이미 발견된 사실의 재발견을 피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자신의 연구에서 따라 해 볼 가치가 있는 연구 절차에 대해 배우게 될 수도 있다. 이와 유사하게 선행 연구에서 얻은 통찰력은 자신의 연구 자료를 잘못 해석할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종합적 문헌 연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선택적 문헌 연구를 하는 것은 선행 연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한 방편이다. 연구를 검색하며 읽으면서 연구 주제와 관련된 본질적 이슈에 대해 익숙해져야 한다. 최근의 기사, 석사 논문, 박사 논문, 소속 대학이나 연구 기관의 동료 학자들이 했던 공적인 발표 등을 검색하며 문헌 연구를 더 명확하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속한 학문 분야나 조직의 동료 학자가 자신이 연구하려는 주제를 최근 몇 년 안에 다룬 적이 있는지 빨리 알고 싶을 것이다. 

 

  불완전한 범주와 개념을 채택하고 싶지 않아서 문헌 연구를 하지 않기로 선택했더라도, 계획하고 있는 연구 현장과 그곳에 있는 연구 참여자에 대해 익숙해지기 위해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한다. 인터넷을 이용하고, 지명, 조직, 사람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해라. 위키백과에서 연구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을 읽어라.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라. 이런 정보들은 연구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에 의해 지식을 얻을 수도 있고 잘못 인도될 수도 있음을 수용할 정도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이 정보들은 연구 주제를 일반적인 방식으로 소개해 줄 것이다. 

자료 관리하기 

  누구나 한 번은 귀중한 소지품을 잃어버리고 괴로워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소지품이 귀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연구할 때 수집하는 연구 자료는 값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 이와 관련된 능력은 연구 자료를 인식하고 관련하는 것과 관련된 고도의 민감성이다. 여러분은 자신의 노트, 파일, 출력물을 잘 관리하고 함부로 다루지 않기를 원할 것이다. 또한 연구 자료의 일부인 서류나 물건을 주의 깊게 다루고 싶은 것이다. 

 

  연구 자료, 특히 질적 연구에서 현장 자료는 특별한 주의와 보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장 노트를 무시하거나 지저분하게 관리하지 않아야 한다. 그 노트를 기록하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종이를 이용했을 수도 있고, 종이의 앞뒤 면 모두에 기록했을 수도 있는데, 이는 곧 여러분을 곤혹스럽게 할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빨리 이 노트를 순서대로 배열하거나 정교하고 정리해야 한다. 현장 노트의 규격을 통일하고 모든 노트가 앞면에만 필기 되도록 통일하기 위해 크기가 다른 종이나 양면으로 적힌 내용은 통일된 크기의 종이에 복사할 수도 있다. 그다음에는 이 모든 노트를 한 부 더 복사하여 원본을 보관하는 것과 다른 장소에 두어야 한다. 이와 유사하게 노트를 파일 형태로 저장할 때는 백업 파일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컴퓨터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록이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백업 파일은 컴퓨터 외부 장치에 저장해야 한다. 녹음이나 녹화할 때도 최대한 빨리 복사본은 만들어 원본은 보관한 곳과 다른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연구 자료를 다루는 일에는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지나치지 않다. 어떤 물건이나 소지품은 잃어버려도 대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장 노트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현장 노트가 작성된 때와 완전히 똑같은 조건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동일한 연구 참여자와 같은 대화를 다시 한번 더 한다고 상상해보자. 그 대화는 처음과 같을 수가 없으며, 연구 참여자는 처음에 했던 대화 내용을 담았던 노트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여러분을 무시할 수도 있다. 

 

  유사한 상황이 문서 자료와 관련해서 발생한다. 문서를 복사할 수 있는지는 연구 초기부터 결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복사가 허락되지 않거나 엄청난 분량의 복사물을 들고 다니고 싶지 않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필기해야 한다. 이 노트 역시 매우 주의하여 관리해야 한다. 그 서류를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래되었거나 점점 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문서는 적절한 라벨을 붙인 봉투나 폴더에 넣어 잘 보관해야 한다. 

동시에 여러 과제 수행하기

  질적 연구에서 활동들은 깔끔하게 포장된 묶음의 형태로 다가오지 않는다. 여러 과제(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과제도 포함하여)를 동시에 하거나 동시에 신경을 써야 하는 어려움을 계속 경험할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환경은 하나의 자료에 고도로 집중하여 기술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도전이자 재인인 전형적인 연구 과학자의 작업과는 다르다. 

 

  동시에 해야 하는 여러 과정들 중 일부는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다. 가령, 현장 관찰을 하는 동시에 현장 노트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작업은 회의하는 동시에 필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드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회의 때 하는 필기와 달리, 현장 관찰과 현장 노트 기록을 동시에 하는 작업은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피로와 이에 따른 휴식의 필요성이 이슈가 될 수 있다. 때로는 막 노트를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현장에서 사건이 발생하여 새로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도 있다. 현장 연구할 때 진정한 휴식은 연구 현장을 완전히 떠나 혼자만의 공간에 도착했을 때야 비로소 가능하다. 

 

  질적 연구를 할 때 동시에 해야 하는 또 다른 과제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연구 설계, 자료 수집, 자료 분석 간의 관계가 선형이기보다 순환 관계라는 것은 이후 글에 충분히 작성하겠다. 그러한 관계는 자료를 수집하는 동시에 그 자료들의 분석적 시사점을 생각하면서, 수집된 자료의 확인이나 보충을 위해 추가 자료 수집이 필요할지 결정해야 함을 의미한다. 

 

  질적 연구에서 여러 과제를 동시에 해야 하는 가장 단순한 수준의 예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들어 보자. 중요한 사건의 모든 세부 사항과 그 사건에 대한 연구 참여자의 해석을 듣는 동시에 연구자와는 다른 문화적 환경을 반영하는 뉘앙스를 감지하기, 연구자가 자기 말을 잘 듣고 있음을 연구 참여자가 알 수 있도록 경청하는 태도를 유지하기, 노트 필기하기, 최선의 추가 질문 생각해 내기 등이 그것이다. 이것들을 동시에 하는 상황에 숙달되었다면, 이 특별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확신해도 좋다. 

인내하기

  이 단에는 다양한 개인적 자질을 의미하지만, 이 모든 자질은 질적 연구를 할 때 직면할 수 있는 불가피한 좌절, 불확실성, 심지어는 불쾌한 일에도 불구하고 탐구를 계속해 나가는 능력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 우리는 현실 세계의 사건을 연구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들은 각자의 자연스러운 진행 방식이 있고 예상치 못한 저항과 도전을 던져 줄 수 있다. 우리는 당황스럽거나 어려운 사람 간의 상황 등 성공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이 능력은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진전시키는 능력을 포함한다. 때로 연구를 중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를 받는 시점에 이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항복하기 전에 동료나 지도교수 등 다른 사람들의 자문을 구해야 한다. 그런 일이 대부분의 경우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경우에도 인내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한다면 모범적 연구가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