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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질적 연구에 필요한 능력1 – 경청하기, 좋은 질문하기

by 경제 독립군 2023.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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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서 묘사할 연구 절차를 사용하기 위해 여러분은 특정 기교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절에서 다루고자 하는 능력은 그러한 기교들과는 다르다. 이 절에서는 연구자라는 여러분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어야 할 여섯 가지 일반적인 능력(경청하기, 좋은 질문하기, 연구 주제에 대한 지식 갖추기, 자료 관리하기, 동시에 여러 과제 수행하기, 인내하기)을 다룬다. 이러한 능력들은 여러분이 가진 특정 기교를 넘어서는 것으로, 그러한 기교들보다 훨씬 근본적인 것이다. 

 

  이미 이 여섯 가지 능력의 대부분이나 모두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제 도전해야 할 과제는 그 능력을 타의 모범이 될 정도로 개발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연수, 자기 훈련, 멘토나 모델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연구자에게 배우기 등은 모두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경청하기

  이 능력은 여러 가지 형태를 띤다. 경청하기는 청취를 능가하는 것으로, 직관을 포함한 모든 감각을 사용하기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경청하기는 한 집단의 사람들을 처음 만나기 시작할 때 그들의 분위기, 예상되는 친절이나 냉담함을 한눈에 훑어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그들의 몸짓과 어조를 알아채는 것은 그들의 말을 듣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지배하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려는 태도는 사람들이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와 관련하여 통찰력을 갖게 한다.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은 환경에 대한 방대한 분량의 정보(특히 그 환경 내에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이러한 정보의 수용은 명백하게 일어날 수도 있고, 추리에 근거하여 일어날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종종 쓰는 ‘(문서에서) 행간을 읽는다.’ 또는 ‘(구어에서) 말속에 숨은 뜻을 알아내다.’와 같은 관용구가 바로 경청하기와 관련된다. 따라서 질적 연구에서의 현장 연구자는 보고 듣는 것 이면에 연구 참여자의 동기, 의도 또는 깊은 의미 등을 드러내 줄 무언가가 숨어 있을 가능성을 늘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신호를 더 잘 알아듣게 될수록 현장 연구는 좋아질 것이다.

 

  ‘경청하기는 또한 특별한 시각적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예리한 관찰력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된 경청하기 능력은 전적으로 신체적인 자질 몇 가지와 함께 시작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주변 시야가 얼마나 넓은지 혹은 좁은지를 알아야 하며,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바로 옆을 지나가는 동료를 인식하듯이 길 건너편에서 일어나는 일도 쉽게 눈치챌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또한 특정인이나 특정 사물을 찾기 위해 군중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러한 신체적 자질은 시각적 신호(특히 타인의 손짓, 몸짓 언어, 몸의 자세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신호)에 대해 세심함과 연합하여 예리한 관찰력을 갖게 도와준다. 

  예리한 관찰력에는 사회적 환경뿐 아니라 물리적 환경을 한눈에 파악하는 기술도 포함된다. 어떤 진료실에 걸린 의학박사 학위증, 어떤 학교에 게시된 학생들의 작품, 어떤 지역의 물리적 환경이 좋아지거나 나빠진 모습 등은 여러분의 연구가 이러한 환경을 주제로 삼고 있다면 모두 의미 있는 정보를 전해줄 것이다. 

  여러분은 또한 시각적 단서에 아무런 기반을 두지 않고 사회적 환경의 다른 특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수도 있다. 그 예로는 특정 환경에서의 시간이나 속도’, 흥분 대화에서 음성의 고저와 어조, 분위기에 감지되는 일반적인 긴장 등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지만, 이것을 간과하는 것이 역시 좋은 생각이 아니다. 

좋은 질문하기

  많은 연구 자료가 듣기에서 비롯되지만, 이에 못지않게 많은 자료가 좋은 질문하기의 결과로 얻어진다. 좋은 질문이 없다면 결정적인 정보를 놓친 채 무관한 정보만 많이 수집하게 될 위험이 있다. 훌륭한 경청자는 된다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완전히 수동적인 청취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면담할 때 , .”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좋은 질문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좋은 질문을 하는 재능이 있다면, 그 재능을 숨기기가 쉽지 않음을 잘 알 것이다. 예를 들어, 질적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대화 형태로 연구 참여자를 면담하고자 할 때, 예의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연구 참여자의 말을 방해하거나 더 나쁘게는 연구 참여자의 말을 조정하게 될까 두려워하는 마음에 많은 질문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그 면담이 끝난 후에는 재능이 다시 살아나 면담 중에 하지 못했던 여러 질문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게 된다. 

 

  유사한 예로 자신의 연구 주제와 관련된 기사를 읽는다고 가정해보자. 기사를 읽는 동안 스스로 여러 질문을 던지는 것은 좋은 질문하기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 질문은 기사의 내용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기사의 정확성과 신빙성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기사를 읽으면서 그 기사와 자료 수집의 일부로 검토해 온 여러 정보 출처 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생각해 낼 것이다. 이 모든 질문은 읽은 내용에 대한 필기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한 필기라는 두 가지 형태의 노트 필기 방식을 낳는다. 

 

  질문하려는 성향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지속해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데, 일련의 질문에 대한 답은 곧바로 또 다른 질문을 낳게 한다. 이와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질문을 하기보다는 자기 경험과 의견을 이야기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여러분이 이런 유형의 사람이라면 좋은 질적 연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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